이탈리아 다음 여행지는 스위스였다. 세계 여행을 할 때 모든 다국적 여행자들은 풍경의 끝판왕으로 스위스를 손꼽았다. 1년 전 아프리카에서 만났던 스위스 친구가 마침 루체른에 살고 있었다. 그 친구와 3주 동안 같이 여행하며 친해졌기에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스위스에서 2~3주간 얹혀살기로 했다.스위스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여러 날 시간 내기는 어려웠다. 결국 루체른 주변 근교산을 같이 가기로 했다. 첫 산행지는 루체른Luzern 필라투스Pilatus였다. 군대 이후 배낭을 메고 걷는 게 처음이었던 친구는 가는 내내 가쁜
스물네 살 때 호주의 대형 리조트에서 일한 적 있다. 그 때 함께 일하며 사귄 친구가 이탈리아인 스테판이다. 인연이 닿아 스테판의 집에 머물며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Dolomites를 즐기기로 했다. 스테판은 요리사로 일하며, 주말마다 취미로 돌로미티를 등반하고 있었다. 초보자인 내가 스테판의 등반 수준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팔뚝 근육과 등반 이력을 보면 프로급이란 생각이 든다.스테판과 그의 친구들과 함께 작은 암벽을 오르기도 했고, 산 밑에서 캠핑을 하고 일출 산행을 하기도 했다. 해가 뜨기 직전, 정상에 올라 침낭을 덮고 커
꿈결 같았던 지난 여행 이야기를 월간에서 풀어놓고자 한다.2015년 네팔을 여행할 때 대지진을 겪었다. 결국 유럽으로 도망쳤다. 그리곤 내가 찍은 사진을 무작정 길거리에서 팔기 시작했다. 네팔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작은 돈이나마 모금해 보자고 결심했고, 유럽의 시장 이곳저곳에 자릿세를 내고 사진엽서를 팔았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며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건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까무잡잡한 동양인의 아마추어티를 벗지 못한 사진에 큰 관심을 줄 리 없었다. 비싼 자릿세와 사진 인쇄비를 메우기 위해 전